올해도 어김없이 밤송이들은 입을 벌리고 탐스러운 알밤을 떨어뜨린다.
한 알 한 알 주워 담을 수밖에 없는 일이라 허리는 아프지만 그래도 즐겁다
올해는 누구에게 나눠 줄지를 생각하면서 반짝이는 알밤을 주워 모았어요
밤 줍기가 끝날 때 즈음에 가을비가 내리기 시작했어요
서늘한 바람이 옷깃을 스친다 싶지만 그래도 모기는 내 몸의 빈틈을 찾아서 공격을 멈추지 않네요
올해도 밤송이를 모두 떨치고 텅 빈 밤나무를 올려다보며 새로운 계절을 기다립니다.
밤나무밭이라고 부르며 가던 곳인데 누군가 지나가며 밤나무 농장이네요 하면서 지나가네요 원래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곳은 않은데 멀리서 도토리나무가 있는 걸 보고 올라오셨다고 올해는 도토리가 별로 없어서 많이 못 주우셨데요 ㅎㅎㅎ
어쩐지 나무는 큰데도 떨어지는 도토리가 시원 않았어요.
그래도 밤송이는 실한 놈들이 바닥에 많이 떨어져 있네요 처음에는 그저 밤나무가 생겨서 심었을 뿐인데 이제는 주위에 나눠 먹을 수 있을 만큼 나무가 많이 자랐어요
밤송이가 이렇게 단풍이 든다는 것도 이제야 눈에 들어오네요
겉이 멀쩡해 보여도 까보면 밤벌레가 꿈틀대는 놈이 한둘이 아니더라고요
늘 봐도 적응 안 돼요 무서워 ㅠㅠㅠ
밤이 모두 떨어진 밤나무는 이제 낙엽으로 잎을 떨어트리고 내년을 준비하겠지요
밤나무 사이로 보이는 초록은 무밭인데 저 밭에 무가 굵어지면 겨울을 준비해야 되는 거겠지요
계절은 잡을 수도 없이 노래 가사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네요^^
돌아오는 길에는 비가 왔어요 창밖으로 낮게 내려 않은 하늘은 보다가 주렁주렁 달린 대추가 있어서 차를 멈추고 찍었는데
탐스럽지요
길가에는 코스모스도 빗물을 한껏 머금고 하늘거리네요
시골의 정취에 한껏 취해보는 오늘이 너무 좋네요 ㅎㅎㅎ 어릴 적 마당가에 늘 있던 코스모스가 이제는 일부러 보러 가야 되는 게
예쁜 코스모스를 보니 아쉽게 느껴지네요.
집에 와서 벌레 먹은 밤 고르고 먼지 털어서 늘어놓으니 감탄스럽게도 예쁘네요
이제 딸네도주고 아들네도 주고 둘이 앉아서 이런 얘기하다 보니 우리도 늙어가나 챙길 사람이 늘어나네요
그래도 많이 피곤하지만 풍성한 가을이 되어 주는 밤이 고마운 하루였어요
또 다른 즐거운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꽃뿌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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