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난가을에 만들어 놓았던 도토리가루로 묵을 만들어볼까 합니다.
이건 옛날 국그릇인데 요즘 집에서는 그릇이 커서 사용하지는 않아요. 시댁에서 하나 가져왔는데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도토리묵을 만들 때 제일 중요한 건 물의 양을 잘 맞춰야 해요. 가루 1컵에 물 5컵을 넣으면 돼요. 저는 도토리가루를 말려서 바로 냉장 보관해요 밖에서 좀 더 마른 가루를 사용할 때는 6:1로 물양을 조절합니다.
물은 처음에는 1컵만 넣고 잘 섞어 준 다음에 나머지 물을 넣어주세요.
물을 다넣고 잘 섞어요. 거품기로 휘휘 저어주면 밀가루 하고는 다르게 끈기가 없어서 금방 섞을 수 있어요^^.
도토리묵을 만들 때 양념은 아주 간단해요. "소금: 찻스푼으로 1스푼, 참기름: 1스푼"이면 충분해요. 이제 끓이면 돼요.
처음에는 센불로 잘 저어주면서 주면서 끓여야 돼요. 죽이랑 비슷하지만 묵은 "한쪽 방향"으로 만 저어줍니다. 엉기던 묵이 풀어지지 말라고 한쪽으로 젓는 거래요.
저으면서 주걱이 무개감이 느껴지면 이제 묵이 엉기기 시작하는 거예요. 멈추지 말고 불을 중불로 줄이고 저어주세요. 묵이 끓기 시작하면 20분을 거의 쉬지 않고 저어주세요 팔 아파요ㅎㅎㅎ.
이렇게 묵의 형태가 보이기 시작할 때 열심히 저어져야 묵이 몽글거리지 않고 부드러워요. 짙은 도토리색이 나올 때까지 정주면 돼요.
도토리묵의 색이 짙어지면 불의 세기를 약불로 줄여서 저어주세요. 이렇게 묵을 만들고 있으니 옛날의 친정 부모님께서 묵 만드시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그때는 그저 묻혀주시는 묵이 맛있다는 생각밖에 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할 때마다 힘드셨겠구나 생각이 드네요.
불멍이 아니라 묵멍을 하게 되네요. 어린 왕자의 분화구도 생각나고 ㅋㅋㅋ 불을 약불로 줄이고 타지 않게 저으면서 20분이 지나가기를 기다립니다.
묵이 주걱에서 주르륵 흐르지 않고 차지게 떨어지면 다 만들어진 거예요.
다 만들어진 묵은 도자기 그릇에 담아서 식혀주면 우리가 아는 땡글땡글한 묵이 완성됩니다. 굳어가는 모양이 오늘 묵은 맛있게 만들어진 거 같아요.
도마 위에 묵의 윤기가 장난 아니게 반짝거리네요. 오늘은 어제 만들어서 냉장고에서 나온 시원한 호박죽이랑 도토리묵을 먹을 건데요. 두 음식의 궁합은 괜찮은 거겠지요.
양념간장에 도토리묵으로 담백하게 먹으려고 해요.
호박죽을 곁들여 놓으니까 색이 너무 예쁘네요^^. 남편이랑 딸이 좋아해서 힘들었지만 만족스러운 하루가 되었어요 ㅠㅠㅠ.
올해도 호박을 몇 포기 심었는데 잘 자라서 빛깔 고은 호박죽을 만들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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