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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집밥.

오늘의 메뉴 - 인내와 정성의 "도토리묵 만드는 법"

by 꽃뿌니 2023. 5. 18.


오늘은 지난가을에 만들어 놓았던 도토리가루로 묵을 만들어볼까 합니다.


 
이건 옛날 국그릇인데 요즘 집에서는 그릇이 커서 사용하지는 않아요. 시댁에서 하나 가져왔는데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도토리묵을 만들 때 제일 중요한 건 물의 양을 잘 맞춰야 해요. 가루 1컵에 물 5컵을 넣으면 돼요. 저는 도토리가루를 말려서 바로 냉장 보관해요 밖에서 좀 더 마른 가루를 사용할 때는 6:1로 물양을 조절합니다.
 

 

물은 처음에는 1컵만 넣고 잘 섞어 준 다음에 나머지 물을 넣어주세요.

 

 

물을 다넣고 잘 섞어요. 거품기로 휘휘 저어주면 밀가루 하고는 다르게 끈기가 없어서 금방 섞을 수 있어요^^.

 

 

도토리묵을 만들 때 양념은 아주 간단해요. "소금: 찻스푼으로 1스푼, 참기름: 1스푼"이면   충분해요. 이제 끓이면 돼요.
 


처음에는 센불로 잘 저어주면서 주면서 끓여야 돼요. 죽이랑 비슷하지만 묵은  "한쪽 방향"으로 만 저어줍니다. 엉기던 묵이 풀어지지 말라고 한쪽으로 젓는 거래요.


저으면서 주걱이 무개감이 느껴지면 이제 묵이 엉기기 시작하는 거예요. 멈추지 말고 불을 중불로 줄이고 저어주세요. 묵이 끓기 시작하면 20분을 거의 쉬지 않고 저어주세요 팔 아파요ㅎㅎㅎ.

 
이렇게 묵의 형태가 보이기 시작할 때 열심히 저어져야 묵이 몽글거리지 않고 부드러워요. 짙은 도토리색이 나올 때까지 정주면 돼요.
 

 
도토리묵의 색이 짙어지면 불의 세기를 약불로 줄여서 저어주세요. 이렇게 묵을 만들고 있으니 옛날의 친정 부모님께서 묵 만드시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그때는 그저 묻혀주시는 묵이 맛있다는 생각밖에 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할 때마다 힘드셨겠구나 생각이 드네요.
 

 
불멍이 아니라 묵멍을 하게 되네요. 어린 왕자의 분화구도 생각나고 ㅋㅋㅋ 불을 약불로 줄이고 타지 않게 저으면서 20분이 지나가기를 기다립니다.
 

 
묵이 주걱에서 주르륵 흐르지 않고 차지게 떨어지면 다 만들어진 거예요.
 

 
다 만들어진 묵은 도자기 그릇에 담아서 식혀주면 우리가 아는 땡글땡글한 묵이 완성됩니다. 굳어가는 모양이 오늘 묵은 맛있게 만들어진 거 같아요.
 

 
도마 위에 묵의 윤기가 장난 아니게 반짝거리네요. 오늘은 어제 만들어서 냉장고에서 나온 시원한 호박죽이랑 도토리묵을 먹을 건데요. 두 음식의 궁합은 괜찮은 거겠지요.
 

 
양념간장에 도토리묵으로 담백하게 먹으려고 해요. 
 

 
호박죽을 곁들여 놓으니까 색이 너무 예쁘네요^^. 남편이랑 딸이 좋아해서 힘들었지만 만족스러운 하루가 되었어요 ㅠㅠㅠ.
올해도 호박을 몇 포기 심었는데 잘 자라서 빛깔 고은 호박죽을 만들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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